신축 아파트의 선망과 몸테크의 현실
신축 아파트의 선망과 몸테크의 현실
서울과 경기도에 수많은 아파트들이 들어서면서, 신축 아파트에 대한 선망이 커지고 있다. 특히 서울의 경우 신축 공급이 극히 제한적이기에, 최근 몇 년간 신축 아파트의 가격 상승이 두드러지고 있다. 나 또한 유튜브에서 다양한 전문가들의 의견을 들으며, 신축 아파트 가격 상승의 이유와 현황을 살펴보곤 한다.
이런 흐름 속에서 신축 아파트에 거주하기 위해 구축 아파트를 매수하여 재건축, 재개발을 기다리는 이른바 '몸테크' 전략을 선택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그러나 몸테크가 정말로 최선의 방법일까?
목동 아파트에서 살아온 한 가족의 이야기
가까운 지인 중 한 명은 30년 전 목동 아파트를 매수하여 실거주하며 가족과 함께 살아왔다. 아직 재건축이 이루어지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자산 가치로 보면 엄청난 부를 축적한 것이 사실이다.
목동은 강남을 제외하면 서울에서 유일하게 학군, 입지, 상품성을 모두 갖춘 지역 중 하나다. 하지만 이 가족의 이야기를 들으며, 단순히 재산 증식만으로 주거 공간을 판단하는 것이 과연 옳은 일인지 다시 한번 생각해보게 됐다.
공간이 아이에게 미치는 영향
이 가족은 30년 전 자녀가 태어나기 전에 목동 아파트 공급면적 21평형을 매수해 실거주를 시작했다. 자녀가 성장하면서 학업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고, 주변 아이들과 비슷한 교육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학원과 과외도 적극적으로 시켰다.
그러나 사춘기가 오면서 상황이 변하기 시작했다. 아이는 감정 조절이 어려워 보였고, 화가 나면 물건을 던지거나 부수는 일이 잦아졌다. 결국 고등학교를 자퇴하고, 대학에도 가지 않았으며, 심지어 군대도 가지 않았다.
처음에는 단순히 학업 스트레스로 인해 폭발한 감정이라 생각했지만, 지금 돌아보면 공간이 미친 영향도 크지 않았을까 싶다. 몇 년 전 TV에서 주거 형태가 인간의 공간 감각과 사고방식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프로그램을 본 적이 있다. 한국의 아파트 구조는 대체로 비슷하기 때문에, 아이들의 사고 방식도 한정될 수밖에 없다는 내용이었다.
그 아이의 방은 태어나서 성인이 될 때까지 그의 세계의 전부였을 것이다. 체격이 유난히 컸던 아이에게 21평 아파트의 작은방은 너무나도 비좁았을 것이다. 책상과 침대만 두어도 꽉 차는 그 공간에서 그는 다른 공간을 상상할 수도 없었을 것이다.
몸테크, 정말로 정답일까?
몸테크라는 말이 있지만, 결국 몸과 마음, 그리고 가족까지 희생시키는 과정이 될 수도 있다. 몸테크를 통해 자산을 증식하는 것은 좋은 전략일 수 있지만, 그 과정에서 가족의 행복과 아이들의 성장 환경을 고려해야 한다.
어린 자녀가 있다면, 몸테크보다는 보다 유연한 방법으로 자산을 불리는 것이 더 나은 선택일지도 모른다. 단순히 '신축 아파트에 살고 싶다'는 이유만으로 구축 아파트에서 오랜 세월을 보내며 재건축을 기다리는 것이 과연 최선인지, 다시 한번 깊이 고민해 볼 필요가 있다.